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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으로 봄꽃들이 만발하고 벚꽃이 세상을 하얗게 수놓으며 한바탕 난리 법석을 피우던 봄은 그 기세가 한풀 꺾이고 여름을 향해 전력질주 하고 있다. 봄의 향연이 시들해질 즈음이면 온산을 붉게 불태우며 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꽃이 있으니 바로 철쭉이다. ‘아젤리아’로 불리는 진달래 과에 속하는 철쭉은 ‘로열 아젤리아’라고 불릴 만큼 진달래와 흡사하다. 진달래보다 늦게 피기도 하지만 꽃이 필 무렵 나뭇잎이 하나도 없는 진달래와 달리 잎이 피고 나서 꽃이 피기 때문에 그 싱그러움이 진달래보다 훨씬 더하다. 그렇지만 진달래는 참꽃이라고 해서 부침개도 붙여먹는데 반해 개꽃인 철쭉은 꽃 속에 독이 있어 먹으면 큰일 난다. 그 철쭉으로 그 유명세을 날리고 있는 바래봉은 지리산 성삼재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산맥을 따라 정령치, 세걸산에 이어 지리산의 말봉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봉우리 형상이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 놓은듯 하다하여 이름 붙여진 바래봉은 그 독특한 모양 때문에 삿갓봉이라고도 불린다.


지리산 세석평전의 철쭉보다 그 아름다움이 몇 배 더하다고 알려진 바래봉 철쭉. 1970년대 남원시 운봉면에 시범적으로 지어진 면양목장의 양들을 이곳에 방목하면서 철쭉을 빼고는 모든 풀들을 뜯어 먹어 결국 바래봉은 철쭉천지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독성 때문에 동물들도 먹지 않는 철쭉이지만, 그 사연과 더불어 다른 지방보다 유독 붉은 빛이 곱고 예쁜 바래봉의 철쭉은 5월 한철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만큼 상춘객들을 열광하게 한다.


 


바래봉의 산행은 운봉면 축산기술 연구소에서 시작한다. 별이 총총한 이른 아침이지만, 관광버스를 타고 도착한 등산객과 부지런한 몇몇 사람들은 이미 주차장에서 부산을 떨고 있다.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10여분을 오르면 만나게 되는 운지사는 바래봉 근처에 유일하게 자리 잡고 있는 절이기도 하다. 절의 왼쪽을 돌아 이어지는 비포장 길은 바래봉까지 약 3.5km로 팔랑치까지 계속된다. 이 임도는 그 옛날 양떼들이 다니던 길이지만, 널찍한 도로 폭 덕분에 차들도 다닐 수 있을 만큼 시원하다. 하지만 지금은 등산로로 이용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차량 통행은 불가능하다. 5월이지만 새벽 찬바람은 한기까지 느끼게 하지만 이내 땀이 흐르면서 겉 옷 하나를 벗어 버리고 만다. 30여분을 오르면 비포장도로가 끝나면서 이내 다시 포장도로로 바뀐다. 길 가에 드문드문 보이는 철쭉들이 마음을 급하게 한다. 경사도가 심하지는 않은 등산로지만, 쉼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을 걷다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해가 뜨기 전에 정상에 오르려는 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속도를 올렸던가 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오르막 중간에 주저앉아 물 한 모금으로 거친 숨을 가라앉히며 내려다 본 운봉. 하얗게 밀려오는 운해는 이미 군데군데 보이는 높은 봉우리들을 제외하곤 세상을 모두 집어삼켜 버리고 말았다. 다시 질끈 신발 끈을 동여매고 힘을 내어 본다. 가끔 혼자 산행을 할 때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동안의 안 풀렸던 문제들이나, 생활하면서 고민스러웠던 일들을 산을 오르며 머릿속에서 되 내이다 보면 산행의 힘겨움이 덜어지기도 하고, 머리가 맑아지기 때문이다. 1시간 쯤 걸었을까? 드디어 바래봉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철쭉의 무리들도 그 숫자가 몰라보게 늘어나 현란한 꽃 대궐을 방불케 한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이내 바래봉 아래의 갈림길이 나온다. 3거리, 아니 4거리라고 해야 맞겠다. 길이 없는듯 보이는 왼쪽의 급경사면을 따라 오르는 좁은 등산로는 바래봉으로 바로 이어지 지름길인데, 지리산의 말봉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그 감회가 남다르다. 노고단, 반야봉 촛대봉, 맑은 날엔 멀리 천황봉 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갈림길에서 똑바로 가면 샘터를 거쳐 바래봉으로 돌아가는 길. 한 여름 갈수기에도 마르지 않고 퐁퐁 솟아나는 약수 물 한 모금 들이키면 등골이 오싹하리만큼 시원하고 상쾌해진다. 갈림길의 오른쪽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환상의 철쭉정원이 시작되는 길로 팔랑치와 부운치를 지나 정령치까지 이어진다. 보통의 산철쭉은 나무사이 제멋대로 자란 키에 듬성한 꽃들, 그리고 연분홍 빛바랜 꽃잎으로 아름다움이 덜하지만 바래봉 철쭉은 군락을 이루어 빽빽하고 나지막한 키에 잘 다듬어진 진홍빛의 철쭉으로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처럼 느껴진다. 더구나 바래봉 아래의 갈림 길부터는 특별한 언덕이 없고 평평한 길이 계속 이어져 산책을 하듯 기분 좋게 휘파람을 불며 꽃 감상을 할 수 있으니 그 맛이 제대로다.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맞으며 배낭 속에 담아온 커피 한 잔으로 지리산을 느껴보자. 팔랑치 고개에 다다르면 다시한번 엄청난 규모의 철쭉 군락에 감탄사를 내지르게 된다. 시뻘겋게 불붙은 철쭉동산 속을 가로질러 만들어 놓은 나무계단을 지나 잰걸음으로 10분 정도면 1123봉에 닿는다. 간간히 보이는 주목들 사이로 펼쳐지는 모습들이 싱그런 5월의 초록 잎들과 함께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내려오는 길은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오기보다 계곡을 따라 운지사로 바로 내려가는 지름길을 택하는 것도 좋다. 올라오던 길과는 달리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시원한 그늘을 즐기며 하산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경사가 급하고 길이 좁기 때문에 서두르면 자칫 부상을 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좋은 구경 다 하고 다치기라도 한다면 낭패가 아닌가? 30분 정도 이어지는 좁은 산길은 운지사 절 마당으로 이어진다. 지나던 스님께서 온화한 미소로 공양이라도 하고 가라 던져주는 말씀에 감사의 마음으로 합장을 한다.


 


이몽룡과 성춘향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춘향골 남원. 5월 5일을 전후해서 광한루원과 시내 일원에서 춘향제가 열린다. 5일간 펼쳐지는 이 축제는 10대 문화관광 축제로 선정될 만큼 볼거리가 풍성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정원인 광한루원은 우주를 상징하여 세종원년에 조성되었는데, 광한루를 중심으로 영주(한라산), 봉래(금강산), 방장(지리산) 등을 뜻하는 세 개의 삼신산이 있는 호수와 이들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다. 길이가 1미터는 됨직한 커다란 비단잉어들이 물위로 커다란 입을 뻐끔 버리며 몰려드는 연못을 가로질러 예쁜 돌다리 오작교가 놓여있다. 칠월 칠석이면 까마귀와 까치들이 견우와 직녀가 만나도록 다리를 만들었다는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이 다리 위에서 춘향과 몽룡이 사랑을 나누었을 것이다. 현존하는 가장 긴 무지개다리로 알려진 오작교 이외에 광한루원에는 각각의 호수들 이어주는 다섯 개의 다리가 더 있다. 광한루원 연못 주위의 녹색 우거진 능수버들 그늘 사이를 호젓하게 거닐면 마음마저 초록으로 물드는 기분이다.


 


남원 시내를 흐르는 묘천을 사이에 두고 광한루원과 마주보고 있는 남원 관광단지는 27만평의 대지에 남원의 또 다른 볼거리들로 가득 채워진 문화공간이다. 승선교는 광한루원의 오작교를 본떠 만든 다리로, 광한루원에서 남원 관광단지를 이어준다. 한 여름이면 오색불빛과 함께 좌우의 다리난간에서 쏘아 올려지는 물줄기는 시원함과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옷을 적시기 싫다면 물줄기가 줄어들기 시작할 때는 지나지 않는 것이 좋다. 남원 관광단지에는 국악원, 놀이기구가 갖춰진 남원랜드, 그리고 각종 위락시설들과 더불어 지난 2004년 5월에 완공하여 개방하기 시작한 춘향테마파크가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입구에 설치된 야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 바닥조명분수가 입장객을 맞이한다. 리듬에 맞춰 불빛과 함께 춤을 추는 시원한 물줄기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춘향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테마로 조선중기의 고건물들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해 놓은 춘향테마파크는 영화 춘향뎐, 쾌걸 춘향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관광단지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산책로를 따라 20분 정도 산을 오르면 남원시내와 남원관광단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는데 시원스런 풍광과 불어오는 바람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