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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 2일차  [울레리 - 반탄티 - 고레파니]


안나푸르나 트래킹 지도
빨간 점선으로 표시된 곳이 모두 트래킹이 가능한 곳인데, 내가 간 루트는 굵은 빨간 선으로 표시했고,
번호는 내가 지나간 곳을 순서대로 표시한 것.
촘롱에서 안나푸르나 배이스캠프까지는 다른 코스가 없다.
오로지 외길이기 때문에 올라갔던 길을 내려갈 때도 반드시 지나야만 한다.



이른 새벽, 환한 달빛에 잠을 깼다.
첫날 보다는 덜했지만 그래도 깊은 잠을 자지는 못했다.
다시 잠이 들었다가 다시 눈을 떴다.
창 밖을 보니 멀리 설산의 봉우리 끝에 구름이 걸려있다.
시계를 보니 5시.
벌떡 일어나 카메라를 둘러메고 삼각대를 챙겼다.

아침 햇살이 안나푸르나 남봉으로 밀려들어 만년설의 봉우리를 붉게 만든다.
이른 아침의 울레리는 조용하고 차분하다.
학교라고 쓰인 푯말을 따라 들어가자 작은 꼬마 아이가 손을 흔든다.
인사를 하자, 학교를 찾아 가냐고 젊은 청년이 묻는다.
그는 영어로 이길로 주욱 들어가면 된다고 말한다.
학교는 한창 공사중인 것 같았다.
그리고 모금함도 있어서 200루피를 넣었다.
다시 돌아 나오는 길, 손을 흔들던 여자 아이의 가족들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있다.
나에게도 차를 권한다.
따뜻하고 진한 차 한잔에는 그들의 소박함과 함께 따뜻한 마음이 녹아 있다.
나도 카메라를 꺼내 가족사진을 찍어 프린터를 뽑아 주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아침 식사를 했다.
나는 스파게티와 커피를 시켰고, 람은 역시 달밧을 시켰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짐을 꾸렸다.
한 여름의 네팔이지만, 산 속의 밤은 쌀쌀하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져온 거위털 침낭이 요긴했다.

" 오늘은 트래킹 일정 중에서 가장 편안한 길이 될 거야. 어제 처럼 가파른 계단도 없고 거의 평지나 마찬가지인 길을 가는 거니까"
람이 말했다.
울레리의 고도가 1960m, 고레파니는 2750m 니까 해발 800미터인 산을 오르는 것이나 마찬가진데 평탄한 길이라고?
하기는 여기서는 3,000m 이하의 봉우리는 이름도 없는 그냥 언덕이라고 부르니 그럴만도 하다.
한국에서는 대둔산이 870m 정도인데, 그것도 얼추 절반 정도에서 오르는 것도 그리 힘든데 말이다.

아무튼 아침 햇살을 받으며 트래킹이 다시 시작되었다.
어제 올라오는 동안 여러 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중국에서 온 두 명의 젊은 아가씨가 두 팀이었는데, 그 중 한 팀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지나는 사람들에게 인사도 잘하고, 유쾌한 농담도 잘 해서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었는데,
다른 한 팀은 힘든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걸음도 어찌나 빠르던지 쫒아 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녀 둘의 얼굴은 항상 굳어 있었고, 마치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군인 같은 비장한 각오로 트래킹에 임하는 듯 했다.
"저 여자애들은 정말 잘 걷는다. 그치? 여군인가봐."
내가 람에게 이렇게 말했더니 람은 배꼽을 잡고 웃는다.


트래킹을 하는 구간은 모두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로, 험한 등산로가 아니라 잘 만들어진 통행로다.
그래서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매점과 롯지(산장), 그리고 식당들을 만나게 된다.
고레파니까지는 생수를 PET 병에 담긴 통째로 팔지만,  그 이후부터는 자기 물통에 정수된 물을 리필해주기만 한다.
그러니 자기 개인 물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1리터에 70-100루피 정도다.

한 시간 쯤 걸은 후 잠깐 쉬기 위해 중간의 매점에서 커피를 시켰다.
좌판에 기념품을 늘어 놓고 파는 곳이 있어 구경을 하고 있으니 물건 파는 아주머니가 재미있다.
"여자친구 주려고 하세요?"
옆에서 람이 폭소를 터뜨렸다.
"제 나이가 46살 이에요. 큰 애가 16살이라구요."
했더니 아주머니는 "29살 같구만 무슨 ..." 하며 농담을 건넨다.
그녀는 티벳에서 건너와서 산다고 한다.
그래서 물건도 티벳에서 사오는 것이라고.
"네팔에는 모두 60개가 넘는 소수민족들이 살아요. 그리고 인도나 네팔에서 건너와서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도 많지요."
람이 설명을 해준다.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아주머니 때문에 트래킹이 더욱 즐겁다.

울레리를 출발해서 6시간 정도를 걸어 고레파니 입구에 다다랐다. 그런데 마을에서는 꾕가리와 나팔 비슷한 소리와 노래가 들여온다.
무슨 행사가 벌어진듯 했다. 발걸음을 재촉해서 가보니 결혼식이다.
운이 좋은가보다. 트래킹을 하면서 이런 진귀한 장면을 보다니 말이다.
동네 사람들이 모두가 하나 되어 신나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는 지폐 몇 장이 놓인 쟁반을 내게도 들이민다.
나는 100 루피 짜리를 한 장 올려 놓았다.
뉴질랜드에서 온 노 부부도 작은 카메라로 결혼식 장면을 찍고 있었는데
쟁반을 들이밀자 사양을 하며 서둘러 고레파니로 올라간다.
그들은 두 명의 가이드와 두 명의 포터를 고용해서 총 4명를 대동하고 다니는 VIP 손님이라던데..
쟁반은 다시 두 명의 일본인 남자들에게로 건너갔다.
그들은 한참을 망설이더니 10루피를 꺼내서 쟁반에 올렸다.

여행자는 늘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즐기기 위해 산을 찾은 사람들은 산에서 사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조금 후한 인심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돈의 가치는 어떤 것인가?
정말 아끼고 알뜰하게 소비해야만 하는 상황도 있지만
조금 베풀면 더 행복해지는 때도 있는데, 무조건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여행을 즐겁게 만들지 않는다.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고레파니 숙소에 도착을 했다.
어제의 숙소는 화장실과 욕실이 딸린 방이어서 조금 비쌌는데
오늘부터는 화장실과 욕실은 공용을 써도 되니 어제 방보다는 조금 저렴한 것을 얻어 달라고 람에게 부탁을 했다.
사실 어차피 하루에 한 번 밖에 사용하지 않으니 그리 불편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니 몸이 개운하다.
뭉게구름이 멋진 하늘을 수놓더니 금세 구름이 몰려와 뿌연 대기로 시야를 흐리게 만든다.
산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저녁 무렵, 고레파니의 중앙 거리는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편의점이며 책방, 빵집과 기념품 가게, 옷과 가방을 파는 가게들이 있고, 특이할 만한 곳은 인터넷이 가능한 PC방이 있다는 점.
하지만 한국어 폰트가 지원되지 않아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메일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그래도 해발 3천미터 가까운 곳에서 인터넷이라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게다가 트래킹 하는 대부분 구간에서는 전화도 가능하다.
자연속에 파고드는 문명의 이기들은 이방인들의 방문을 더욱 부추키게 한다.



















































































느지막한 오후에 비레탄티에서 만났던 젊은 한국친구들이 고레파니에 도착했다.
그 중에 젊은 여자친구는 정말로 많이 지쳐 보였다.
그들도 ABC까지 간다고 했는데, 저런 상태로 푼힐까지도 올라가기 힘들어 보였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그들도 역시 고레파니까지 아무도 남겨진 사람 없이 모두 올라온 것이다.

그렇다.
조금 빨리 가느냐, 조금 늦게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갈수 있는지 없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사는 것도 그렇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갈 때, 빨리 가려고 발버둥을 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잊어 버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워 잠깐 책을 읽는 동안 또 정전이 되었다.
헤드랜턴을 켜고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쓸 수도 있지만 나는 그만 두었다
전기가 나가버리면 온전히 자연에 나를 맡겨야 한다.
달빛을 이용하던지, 아니면 이른 잠을 청하던지 말이다.
히말라야의 산속에선 시간의 개념 따위는 필요가 없다.
몇시가 되었는지,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런 필요가 없다.
오직 내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만 중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