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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제외한다면 단연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섬, 거제도.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놓이기 전에는 마산에서 통영을 거쳐 들어오거나 진주에서

고성을 거쳐 들어오는 길이 주를 이루었고, 여름철에 밀려드는 피서객들은 통영에서 거제대교를 건너는 데만 몇 시간을 허비하며 북새통을 이루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통영까지 시원스레 고속도로가 놓였을 뿐만 아니라 1999년 제 2 거제대교까지 놓이면서 남국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

는 거제여행이 한결 수월해 졌다. 흔히들 동해는 갯벌이 없어서 맛이 없고, 서해는 탁한 물이 상쾌함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고 하지만, 동해와 서해의

장점만을 모아놓은 이곳 거제의 한려수도는 바다여행의 참 맛을 전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구 거제대교와 나란히 놓인 왕복 4차선의 제2 거제대교를

기점으로 거제도의 형상은 'T' 자를 시계방향으로 90도 돌려놓은 모습이다. 사실 이렇게 큰 섬을 단 하루 만에 둘러본다는 것은 너무 싱겁고, 그 겉

모습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촉박한 시간이다. 여유 있는 여행을 즐기려면 최소한 이틀 밤은 지내야 조금이나마 이 아름다운 섬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몇 해 전 여차의 몽돌해안에서 2박 3일 동안 휴가를 보낸 적이 있다. 해가 중천에 오르도록 늘어지게 잠을 자기도 하고 늦은 아침을

먹고 난 뒤엔 바닷가 갯바위에서 밀짚모자를 쓰고 노래미를 잡았던 기억이 있다. 잡은 고기들은 인심 좋은 민박집 아줌마가 회와 매운탕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대청마루에서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낮잠을 자고, 밤에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하

늘의 별을 세던 곳. 주변에 무려 60여개의 크고 작은 섬을 거느리고 있는 거제도는 늘 여유로움으로 마음을 채워주는 그런 곳으로 남아있다.


 


고속도로를 달려 덕유산을 넘어 함양에 이를 즈음 빗방울이 차 앞 유리창에 조금씩 흩뿌려 날씨가 좋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었다. 숙소로 정한 거제

자연휴양림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앙에 위치한 노자산 자락 허리춤에 자리 잡고 있어 그 빼어난 풍광 때문에 사시사철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마련된 등산로를 따라 40분 정도 오르면 노자산 정상이다. 거기서 바라보는 거제의 일출은 발아래 학동몽돌해수욕

장과 멀리 거제해금강이 바라보이는 장쾌한 광경이기도 하다. 노자산 인근에는 특히 고로쇠나무가 많아 이맘때면 위장병에 특효라고 하는 고로쇠

수액을 판매하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여차 해변을 빼면 거제의 제일 끄트머리에 위치한 포구이기도 한 다대다포항은 고성에서 시작된 14번 국도가 끝나는 종점이기도 하다. 두개의 방

파제와 빨갛고 하얀 예쁜 등대가 있는 평화로운 다대다포항은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거제도에서 손에 꼽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흐린 날씨

때문에 제대로 된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불어오는 아침 바람이 겨울의 그것처럼 매섭지 않아 상쾌함은 그만이다. 고기의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

꾼들이 자리 잡은 방파제에 올라서면 시퍼런 빛깔의 바닷물이 싱그럽게 일렁이며 포말을 일으킨다.




거제도는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즐비하지만 한국전쟁의 아픔이 담긴 유적과 충무공의 혼이 담긴 기념관들이 산재한 역사의 산 현장이기에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론 이만한 곳을 찾기도 힘들 것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포로 15만 명과 중공군 포로 2만 명 등 무려 17만 명이 넘는 포로

가 수용되어있던 ‘거제도 포로수용소’는 치열했던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3년 휴전협정이 조인되면서 폐쇄되었다. 당시 수용소가

위치했던 거제시청 인근 자리엔 옛 흔적을 모아 2만여 평의 대지 위에 상황을 재현해 놓았다. 여름방학과 같이 성수기 때는 하루 최대 2만 명의 관광

객이 찾는 거제도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이곳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크게 ‘만남의 존’ ‘ 프리쇼 존’ ‘한국전쟁 존’ ‘포로수용소 존’으

로 구분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프리쇼 존’에 위치한 디오라마관은 당시의 모습들을 재현해서 파노라마로 펼쳐 보여 웅장함과 현장감이 잘 느껴지

는데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서 빼놓지 말고 보아야 할 곳이기도 하다. 사실 나조차도 전후세대이기 때문에 전쟁이란 것이 얼마나 무섭고 참담한

생활인지 느끼질 못했었다. 하물며 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음은 당연한 일. 분단되어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가슴에 새기고, 남과

북이 하나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사고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곳이 분명하다.




임진왜란 때 50여척이나 되는 많은 왜군을 상대로 싸운 이순신 장군은 옥포만에서 그들과 싸워 무려 절반이 넘는 26척의 배를 격침시키는 대승을

거두었는데, 임진왜란이 일어난 이후 첫 승첩을 기록한 해전이기도 하여 나중에 조선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 옥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옥포대첩기념공원은 거제 시내를 빠져나와 불과 10분이면 닿는다. 주차장에서부터 옥포루와 기념탑이 있는 정상까지 산책

을 하듯 가족과 손을 잡고 오르다 보면 탐스러운 동백과 주변의 꽃들로 발걸음이 가볍다. 옥포루에 오르면 한려수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옥포

항 방파제 안쪽으로 대우 옥포조선소가 자리 잡고 있는데,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고의 백만 톤급 도크와 초대형 크레인인 골리앗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거제시 신현읍에 자리 잡은 삼성중공업 조선소와 더불어 한해 40여 척의 대형 선박을 만들어내며 조선업계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명성에 걸맞게 엄청난 규모의 배들이 여기저기서 건조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념탑에서 양쪽으로 아름드리 소나무가 도열한 숲길을 지나면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참배단이 있다.





거제도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지명은 단연 해금강이다. 명승 제2호로 지정되어있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해금강은 그 모습이 시시각각 다르고

아름다워 마치 금강산의 해금강을 연상하게 한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노자산의 봉우리가 함목을 거쳐 바다로 빠져드는가 싶더니 다시 솟아올라

기암괴석을 이루며 장관을 만들어낸 해금강은 위태롭게 솟은 촛대바위, 사자머리를 닮은 사자바위, 병풍처럼 생긴 병풍바위, 신랑 신부가 마주

서서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을 하고 있는 신랑신부바위, 그리고 내부로 들어가면 동서남북으로 십자모양의 수로가 나 있는 십자동굴 등 그림 같은

절경으로 가득하다. 봄철 해금강 사자바위 근처로 떠오르는 일출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일출 명소로 손꼽히기도 한다. 해금강을 제대로 둘러보

려면 역시 배를 타야 제격이다. 유람선은 해금강 들머리의 도장포, 동백림과 팔색조의 번식지로 유명한 학동, 구조라 등의 포구에서도 출발하는데,

해금강의 유람선이 가장 가까이 위치한 곳이다. 성인을 기준으로 한명이 15,000원. 결코 싸지 않은 비용이지만, 외도를 포함해서 해금강의 절경을

안내원의 설명과 함께 듣는다면 그냥 보는 것과는 한 차원 다른 관광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알고 보느냐, 모르고 보느냐의 차이는 실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흙 한 줌 없는 기암괴석의 절벽 위에 서 있는 작은 소나무 한 그루 천년 송은 천년의 모진 세파에도 당당하게 살아온 해금강의 수호송이

기도 하다.


 


꼬랑지를 이리저리 흔들고 뱃머리가 파도에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반복하며 20여분을 둘러본 유람선은 이제 속도를 올려 곧장 남국의 파라다이스,

한국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외도로 내달린다. 2005년 Botanic(식물)과 Utopia(낙원)의 합성어인 Botania를 붙여 그 이름을 ‘외도-보타니아’라고

바꿔 부르기 시작한 이곳은 1969년 한 개인이 사들여 수십 년을 피와 땀으로 가꾸어 놓은 개인 섬이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

막을 따라 걸어가면 큰 키의 야자수를 비롯하여 이국적인 느낌의 하얀색 건물들이 눈에 띤다. 화장실마저도 너무나 예쁘고 주변과 잘 어울려 카메라

의 셔터를 연신 눌러대고야 만다. 선인장, 코코수야자, 기지니아 선샤인, 융설란 등 희귀한 740여종의 나무와 아열대 식물들이 섬 전체를 뒤덮고

있는 외도는 코발트빛 하늘, 비취빛 바다가 어우러져 지중해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이 든다. 봄이면 튤립이 지천으로 피어나 울긋

불긋 꽃 대궐을 이룬 외도는 그 아름다움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비너스 가든’과 ‘천국의 계단’을 둘러보면 조물주와 인간이 함께 빚어낸 기막힌

풍광에 그 누구라도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외도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커피숍에서 낭만에 푹 취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외도 관광은 오로지 유람선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이 아쉽다. 대게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을 외도에서 보낼수 있도

록 해주는데, 바쁘게 섬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딱 맞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있다면 조금 서두르는 것이 좋다. 후박나무 뿌리로부터 솟아나는

후박약수는 외도가 자랑하는 보배중 하나. 잊지 말고 한 모금씩 마셔보자.




해금강을 빠져나오면 바로 도장포다. 도장포에는 해금강을 잇는 유람선 말고도 또 다른 볼거리가 있는데, 대부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 바로

바람의 언덕이다. 언덕으로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따라 5분정도 오르면 머릿결이 헝클어지도록 세차게 몰아치는 바닷바람이 우리를 맞이한다.

나지막한 풀들이 언덕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이곳은 거제도에서 제주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도 자주

소개되었던 바람의 언덕은 마을 뒤편의 동백나무숲길과 더불어 연인들의 산책 코스로 딱 안성맞춤이다.



겨울이면 대구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하고, 봄철이면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멸치를 잡아들이는 곳으로 흔치않은 멸치회도 맛볼 수 있는 거제도.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은 한라봉과 더불어 파인애플은 그 당도가 최고여서 시큼한 과일을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도 한통을 이내 뚝딱 해치워

버린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커다란 비닐 봉지가 찢어져라 가득 담아도 단돈 만원밖에 하지 않는 풍성한 파인애플에 사랑을 가득 담아가자.


<제 2 거제대교> 


다대다포항



해금강


외도



거제 포로 수용소


옥포대첩 기념공원




다대항



바람의 언덕




학동 몽돌 해변










1. 포로수용소


▶ 자동차 :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통영 IC를 나와 14번 국도를 따라가다 거제 시내에 들어서 신촌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5분만 가면 오른쪽으로 거제포로수용소.


▶ 대중교통 이용하는 법


고현(거제) 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소요시간 20분


 


2. 도장포, 해금강


▶ 자동차 : 통영 IC를 나오면 제2 거제대교를 지나게 된다. 14번 국도를 타고 15분 정도 가다가 사곡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거제면, 거제자연예술랜드, 거제 자연휴양림을 거쳐 학동해수욕장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10분 정도 가면 함목 삼거리. 좌회전하면 해금강이다. 통영IC에서 1시간 소요.


▶ 대중교통


고현(거제) 버스터미널에서 도장포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약 5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