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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음도

처리™/박동철 2014-04-23 19:57:4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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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에서 안산을 잇는 제2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그 길을 달리다 보면 반월산업단지를 지나면서 시화로를 건넌다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꾸기 위해 11킬로미터에 달하는 시화 방조제를 만들고 그 속의 물을 빼려고 했지만
자연을 거스르는 일은 그리 만만하고 쉬운 게 아니었다. 시화호는 결국 거대한 죽음의 호수로 전락해버리고 시궁창 냄새가 진동을 하게 되자
사람들은 정부를 향해 비난을 하게 되었고, 결국은 물길을 터서 다시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시화호는 호수도, 바다도 아닌 어정쩡한 기형아가 되고 말았다.
시화방조제를 만들면서 그 속에 있던 많은 섬들도 뭍으로 연결되면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는데,
그 중 우음도는 수도권에 남아있는 가장 로맨틱한 분위기의 자연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섬의 형상이 소를 닮았고, 육지에서 소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주변은 공룡알 화석지로도 유명하다.
사시사철 삘기와 갈대들로 하얀 들판을 만드는 풍경은 이국적이면서 낭만적이다.
이른 아침 갈대 숲 너머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모습도,
쨍쨍 내리쬐는 여름 볕 아래로 반짝이는 하얀 삘기의 일렁임도,
갈대숲 너른 벌판 위로 쏟아지는 별들의 행진도 우음도에서는 모두 한 폭의 그림이 되고 만다.

하지만 지금의 우음도는 제2서해안 고속도로를 분기선으로 하여 서쪽편은 포크레인과 그레이더, 그리고 덤프트럭들의 굉음 소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송산그린시티를 건설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우음도라는 이름 조차도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니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1억년에 걸쳐 만들어진 갈대섬의 모습이 고작 몇 년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해진다는 것은
어쩌면 커다란 죄악일지도 모른다.

시화호가 썩은 시궁창 냄새를 만들며 인간들에게 경고를 보냈듯이
다시 한번 자연의 엄중한 경고가 우리를 기다리게 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사라져 버리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우음도,
꼭 한번쯤 찾아보고 낭만을 즐겨보자.








































우음도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