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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호숫가를 따라 맹렬한 기세로 타오르고 있다.


대청호 자락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도로변으로 연분홍 환한 빛을 내는 벚꽃도 이제는 폭죽을 터뜨리듯


바람을 타고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걸 보면 봄은 지금 절정에 다다른 것이 분명하다.


이런 봄날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유명세를 탄 유명 관광지보다 한적하고 인적이 드문 조용한 곳으로의 소박한 여행이 더 제격이다.


대청호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관동묘려는 이런 날 혼자 훌쩍 떠나면 딱 좋은 그런 곳이다.

‘관동에 있는 묘를 돌보는 집’이란 뜻의 이곳은 대전시의 문화재로 지정된 곳인데,

열녀문을 하사받은 류씨부인의 장례를 지낸 후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집이다.

류씨 부인은 젊어서 남편을 잃고 평생을 혼자 정절을 지키면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82세에 생을 마감했다고 하는데

후손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재실까지 지어서 모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부모보다 제 삶 찾기가 더 먼저인 요즘 세대, 아니 나 역시도 그러하니 한번쯤 다시 새겨볼 만하다.


 
솟을 대문을 지나면 팔작지붕의 고풍스런 ㄷ 자 형태의 안채로 들어서게 되는데,

어디선가 컹컹 개 짖는 소리가 들리더니 하얀색 진돗개 새끼가 뛰어 나온다.

겁이 많은 녀석인지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소리만 질러대다가 급기야 어미 곁으로 도망가 버린다.


관동묘려 옆으로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맛집으로 알려진 ‘은골 할먼네집’이 있다.

관동묘려에 사시는 할머니의 손맛으로 만들어지는 매운탕과 백숙, 닭도리탕 등이 그것인데

주말이면 꽤 많은 차들로 주변이 북적인다고 하니 분명 맛있는 집임에 분명하다.

나중에 느긋한 점심을 즐기러 다시 한 번 와야겠다.


관동묘려 앞으로 펼쳐진 대청호 풍경은 하얀 꽃비를 내리는 벚꽃의 아련함 너머로 평화롭게 봄의 끝으로 내달리고 있다.

내 손에 쥐어진 향긋한 커피 한 잔이 만들어내는 행복함을 오래 느끼고 싶다.


 


드라이브 코스


① 더 리스(레스토랑) - ②관동묘려 - ③전망 좋은 곳 - ④찬샘정 - ⑤찬샘마을 - ⑥노치산성 - ⑦전망 좋은 곳


 





[대청호 드라이브길]








[대청댐 잔디광장]









[관동묘려]





























[찬샘정 가는 길]





[3번 전망 좋은 곳]









[찬샘정]





[찬샘마을]






[노치산성 가는 길에 만난 목련]




[7번 전망 좋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