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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의 세번째 날입니다.
이제 어느정도 이 나라에 적응을 하나봅니다. 어제는 잠도 푹 자서 그런지 아침이 상쾌하네요.
11시부터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아침까지 한번도 깨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원칙적으로 렌트카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교통사고의 위험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운전을 하려면 국제면허증을 가진 사람이 1주일간 베트남의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운전을 하고
시험에 합격해야만 운전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짧은 시간에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국내 투어를 이용하거나 쎄움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만 하니 조금은 불편하기도 합니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커튼을 열어보니 길거리에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갑니다.
특히 과일 바구니를 한가득 짊어지고 오가는 여인들을 보고 있으니 사진이 찍고싶어 미치겠습니다.
카메라에 50미리 표준렌즈 하나만 달랑 물리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호텔 바로 앞에서 만난 첫번째 아주머니. 과일 한 봉지에 20,000 동이랍니다.
사과처럼 생긴 녀석인데, 두개를 비닐 봉지에 담아 주더군요.
잔돈을 꺼내다가 1달러 짜리가 함께 나왔는데, 아주머니가 낚아채듯 빼앗아 가고는 과일 하나를 더 얹어 줍니다.
사실 난 과일이 먹고싶은 것이 아니라 사진이 찍고 싶은 것이었기 때문에 별로 필요도 없는데...
아무튼 아줌마에게 알았으니, 사진 몇 장 찍어도 되느냐고 손으로 카메라를 가리켰더니 웃으며 흔쾌히 찍으라고 합니다.
덕분에 활짝 웃는 베트남 여인의 모습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일 이름은 사실 잘 모르겠지만 껍질을 까서 먹으면 꼭 포도처럼 투명한 과일이 나오는데, 무척이나 달고 맛있습니다.
하지만 속 안에 있는 씨가 왜 그리 큰지...



두번째로 만난 아주머니인데 인상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또 과일 한 봉지를 20,000동에 사고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물론 이 과일도 몇 개 먹지 못했지만 말이에요.  ㅎㅎ



베트남 사람들의 하루는 아침 7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이지만 무척이나 활기차고 부지런해 보입니다.



대부분 시내를 다니는 사람들은 얼굴에 수건을 두르고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는데, 매연때문에도 그렇겠지만,
강한 햇볕 때문에도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시골에 가도 대부분 저렇게 얼굴에 수건을 두르고 자전거를 타니까 말이에요.
다시 호텔로 올라가 대충 씻고서 아침을 먹습니다.
제가 묵었던 하노이 호안끼엠구의 "탕롱 오페라 호텔"- 구) 뚜이 띠엔 호텔의 아침식사는
꽤나 맛있고 입맛에도 맛을 뿐 아니라 깔끔하기까지해서 지내는 기간동안 참 맘에 들었습니다.
오늘은 사실 땀꼭, 닌빈 지역을 가보고 싶었지만, 어제 할롱베이 투어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투어 신청을 하러 갔을 땐 이미 좌석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Perfume pagoda 와 흐엉사 를 둘러보게 되었는데, 아직까지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낯설기도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제 1경이라고 알려져 있는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약 80여개의 파고다가 밀집해있는 베트남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오늘 함께할 일행은 전부 13명, 러시아에서 온 엄마와 스무살 정도로 보이는 아들, 스페인에서 온 젊은 부부, 미국으로 이민가서 살고있는 나이많은

베트남 부부,
미국에서 온 나이많은 부부, 옥스포드 대학 교수, 사이먼, 그리고 우리들 네명이 한 팀입니다.
투어 비용은 22달러이고 거리는 대략 100km 정도 되는듯 하지만, 어제의 5번 고속도로보다 훨씬 조건이 좋아서 왕복 소요시간은 훨씬 단축되었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철로 만들어진 보트들을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닌빈지역은 나무로 만들어진 배라고 하던데, 여긴 쇠로 만들어져 조금 운치가 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암튼 4명이 한 조를 이뤄 보트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공들은 전부 여인들인데, 젊은 아가씨도 있고, 40대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도 보입니다.



그냥 호수에서 노를 젓는 것도 참 힘든 일인데, 1시간을 넘게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 분명합니다.



오늘 여기서 만난 관광객은 모두 합쳐봐야 100명이 채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토요일임을 감안할 때 정말 적은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덕분에 호젓한 분위기를 감상할 수 있어 고맙긴 하지만..... ^^;



10분 정도를 가다가 잠시 배가 멈춥니다.



작은 파고다가 있는 곳. 베트남 사람들이 향을 피우며 열심히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가끔 저렇게 상류에서 대나무를 잔뜩 싣고서 내려오는 배들이 보입니다.
저 대나무로 뭘 만드는 걸까?



다시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밀집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이 옥스퍼드 대학 교수라고 하는 사이먼입니다.
그리고 정말 촌스런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이 꾸엔이라고 불리는 우리의 가이드. 참 귀엽습니다. ㅎㅎ





가끔 강가에 수련들이 피어있는데, 우리나라의 그것과 아주 비슷합니다.
베트남의 국화가 Lotus-연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베트남항공에 연꽃이 그려져 있기도 하지요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우리 보트를 추월해서 가는 보트엔 중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타고 있습니다.
모두 가족인듯합니다. 내가 사진을 찍으니 웃으면서 V 도 그려주고..포즈도 취해줍니다.



30분쯤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매표소가 나옵니다.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아저씨에게 표를 건네주고 다시 올라갑니다.





어안렌즈로 바꿔물려 찍으니 한결 더 시원한 느낌입니다.



망원렌즈도 또 그런대로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 계속 렌즈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봅니다.



아가씨 두명이 탄 보트가 계속 따라오며 사진을 찍어줍니다. 나중에 사진을 인화한 뒤, 사라고 한다네요



고기를 잡는 아저씨들입니다. 대나무로 만든 통발 같은 것을 걷어 올리면 거기에 고기가 잡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우포와 비슷한 풍경의 느낌입니다.  









베트남의 아가씨 사진사. 우리도 찍어준다고 하길래, 70-200 IS 망원렌즈를 물리고 8.5연사 소리를 들려줬더니... 다른 곳으로 가버렸습니다. ^^;



카메라를 손에서 내려놓고 공기를 음미하고 있으면 정말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모터보트가 아닌 노를 저어서 배를 타기 때문에 너무 너무 조용하고, 주변의 경관이 시선을 사로잡아 신선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카메라를 메고 다니면 늘 바쁘게 움직이기만 해서 이런 여유가 더욱 평화롭고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주변의 모습들 하나 하나가 모두 평화롭기만 합니다.



젊은 사공 아가씨는 두명이 교대로 노를 저어갑니다. 뒤에 아는 사람이 오는지 빨리 오라고 하는 거 같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타고 온 배가 도착하자 어린 꼬마 아가씨가 배를 묶습니다. 아마도 아줌마의 딸인듯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아줌마에게 팁을 줄 때 1달러가 아닌, 5달러 짜리를 줬습니다. ^^;;



사실 Perfume 파고다가 한국인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는 이 더운 여름에 2시간 동안 등산을 해야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2006년 12월에 완공된 케이블카(곤돌라가 더 맞겠네요) 덕분에 이젠 등산을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
산 꼭대기에 올라가면 엄청나게 큰 동굴 속에 절이 있다고 합니다.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곤돌라는 일정인원 이상이 모여야만 운행을 합니다.
왕복 요금은 60,000동으로 3,500원 정도입니다.
상가들이 있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도중, 아내가 가지고 간 부채를 보고 옆에 러시아 아주머니가 아주 부러워 합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접었다 폈다 하는 부채인데 모양이 곰돌이 모양이었거든요.
그래서 선물로 주었더니 너무 너무 좋아합니다. 그렇게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케이블카를 탑니다.



우거진 산을 뛰어올라 단숨에 산 꼭대기로 날아 오르는 곤돌라 덕분에 편하게 산바람을 맞으며 산을 오를 수 있지만
고소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아찔할 수도 있습니다. ^^



드디어 도착한 이곳.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ㅠㅜ 하지만 엄청난 규모에 흠칫 놀라게 됩니다.
들어가는 입구의 벽을 자세히 보면 박쥐들이 쌔까맣게 매달려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향을 피울 수 있는 제단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불상을 모신 제단이 나옵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 어떤 제를 지내는듯 보였는데,
흡사 우리나라의 굿하는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시원한 동굴 구경을 마치고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기위해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거기서 베트남 아이 둘이랑 같이 타게 되었는데, 10살이라고 합니다. 우리집 큰애 나이와 같네요.
어제 저녁 수상인형극에서 받은 부채를 선물로 주고, 아저씨는 텐,텐,텐,텐 이라고 말해줬지요. ^^
아이들의 미소는 언제 보아도 참 편안하고 이쁩니다.



산을 내려오면 아래쪽에 흐엉사(香寺)가 있습니다.
작년엔 한창 보수공사 중이었는데, 지금쯤이면 다 끝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절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는데, 반바지와 나시차림으론 절 안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반바지라고하면 무릎이 나오는 그런 바지를 말합니다.



흐엉사의 전경입니다.



구경을 마치고 이젠 내려가야 할 시간입니다.
아까 올라올 때 탔던 배를 다시 탑니다.





먼저 앞에 가는 배는 아주머니 두 분이 서로 교대로 노를 저으시고, 또 서양 아주머니 두 분이 앉아 계십니다.


  
서양 아주머니는 한 분 밖에 안보이죠?



이렇게 옆으로 드러누워서 그렇습니다.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이 참 아름답습니다.
모터보트가 아니라 너무도 조용한 시간입니다.



가이드 꾸엔과 사이먼 교수님이 탄 배가 먼저 추월을 하고 가네요.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 보다 훨씬 시간이 빠릅니다. 당연한 얘긴가요?
사실 우리가 탄 배의 사공아주머니는 조금 무뚝뚝하시더라구요. 환한 미소를 주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
근데 힘들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선착장 근처에는 동네에 사는 여자 아이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무엇이 좋은지 서로 깔깔거리며 수줍어 하는 모습이 참 이뻐 보입니다.
아저씨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그냥 웃기만 합니다.



어제 할롱베이를 다녀오는 길에 함께 갔던 호치민사는 부부와 두 시간 동안 수다를 떨면서 올라왔는데
시내에 '호아수아'라고 하는 식당이 괜찮다고 이야기 해주더군요.
어제 찾아갔었지만 시간이 늦어서 식사를 못했는데, 오늘은 조금 일찍 하노이에 들어올 수 있어서 바로 그리로 가기로 합니다.
투어버스로 근처에 내려달라고 해서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깔끔하고 분위기가 좋습니다.





이 식당은 장애를 가진 아이,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직업훈련을 하는 곳입니다.
음식들 역시 그 아이들이 만든 음식이구요, 하지만 그런 선입견은 가지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곳은 프랑스요리와 베트남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고, 또 케이크와 빵은 하노이에서 가장 맛있는 집으로 소문이 나 있으니 말이죠
아이들의 환한 미소가 음식을 먹는 내내 기분 좋게 합니다.

그렇게 맛있는 요리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